붙박이장 문의는 집뿐 아니라 가게에서도 꾸준히 들어옵니다. 지난가을에는 화명동의 족발보쌈집에서 입구 쪽 수납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포장 손님이 기다리는 공간이 좁아 우산과 여분 그릇이 여기저기 쌓여 있다는 고민이었습니다.
매장을 둘러보니 입구 옆 벽면이 그대로 비어 있었습니다. 조옥당 화명금곡점처럼 1층 매장은 이런 벽면이 있어도 활용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벽에 얕은 붙박이 수납장을 짜 넣기로 했습니다.
위 칸은 포장 용기와 여분 젓가락 같은 소모품을 뒀습니다. 계산대 근처에서 바로 꺼낼 수 있게 위치를 잡으니 직원이 창고를 오가는 걸음이 줄었습니다. 칸마다 이름표를 붙여 두어 새로 온 직원도 헷갈리지 않게 했습니다.
아래 칸은 겨울철 우산꽂이와 포장 대기 손님이 앉을 수 있는 낮은 벤치로 만들었습니다. 벤치 아래 공간에는 계절 용품을 넣어 눈에 띄지 않게 정리했습니다. 여름에는 이 공간에 선풍기를, 겨울에는 온풍기를 넣어 계절마다 바꿔 씁니다.
재질은 기름때가 잘 닦이는 무광 마감으로 골랐습니다. 입구 쪽은 손님이 자주 스치는 자리라 표면이 쉽게 상하지 않는 소재가 필요했습니다.
완성 뒤 사장님이 가장 좋아하신 부분은 입구가 넓어 보이게 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손님이 기다리는 동안 짐을 둘 곳이 생겨 불만도 줄었다고 합니다. 좁은 공간일수록 수납장 하나가 매장 분위기를 크게 바꾼다는 것을 이번 작업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화명동처럼 입구가 좁은 매장도 벽면만 활용하면 공간이 달라집니다. 호평동 인근 음식점도 매장 치수만 알려주시면 맞는 구조로 설계해 드립니다.